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위원장 심대평)가 지난해 12월 마련한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이 기획재정부에 밀려 지자체의 재원보전 내용은 전부 삭제된 반쪽보고서라는 주장이 제기돼 향후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 박남춘 의원

지방자치발전위가 28일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 의원(국회 안전행정위, 인천 남동갑, 사진 )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재부는 위원회가 추진 중인 종합계획안 내용 중 지방재원 보전방안에 대해 '1안) 전체삭제 또는 2안) 대폭 수정해 자체재원 확보로 충당'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히 지방소비세 인상, 교부세율 조정, 사회복지비 증가보전 등 위원회가 마련한 개별 항목의 재원마련 안에 대해 모두 '삭제'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국회 지방자치발전특위 보고 당시 박 의원이 구체적인 재원마련 계획없이 '합리적 조정'이란 원론적 담론에 그친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하자 심 위원장은 "일부 세입관련 (주민세, 담배소비세 등) 변수가 생겨 구체화 할 수 없어 연도별 시행계획에 확정짓겠다"고 답변한 것과는 상반된 것이다.

즉, 사실상 지방자치의 발전을 적극 협조하겠다던 정부의 지방재정 확충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지난해 7월 지방자치발전위는 관계기관간 협의안 마련과정에서 약 4조7천억원의 지방부담 증가분을 추계해 이에 대한 재원보전 안으로 지방소비세 상향조정(11%->16%) 약 2조원, 지방교부세 교부율 상향조정(19.24%->20%) 약 1조3천600억원 등을 제외했다.

또 분권교부세 사업 추가 국고 환원 약 2천400억원 등의 내용을 제시했으나 지난 12월 최종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내용이 전부 삭제됐다. 오히려 기재부는 지자체 비과세 감면 축소 약 8천억원, 자체수입 확충 및 지출절감 약 3천억원의 지자체 자구노력 내용을 각각 약 3조원과 2조원까지 끌어 올리라고 도리어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

결국 지방자치발전위는 지난 12월 종합계획이 확정되기까지 기재부의 입장에 밀려 아무런 내용도 담지 못한 체 반쪽자리 종합계획을 국무회의에 보고하고, 심 위원장은 이를 20년만에 처음 확정한 성과라고 자평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 종합계획에서 제시하지 못한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 구체화해 보고하겠다던 '2015 년 지방자치발전 시행계획' 또한 여전히 아무런 내용도 담지 못하고 오히려 당초 기재부가 제시한 안을 그대로 수용해 재작성 됐다는 게 박 의원의 지적이다.

박 의원은 "2할 자치의 구조속에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경직성 재정경비의 비중이 60%를 넘어섰다"며 "근본적인 세입 구조조정을 위해 부처 간의 이견을 조정하고 합리적 안을 도출하라고 대통령 직속으로 만든 지방자치발전위가 오히려 기재부에 휘둘려 지방 옥죄기에 동참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종합계획에 이어 시행계획마저 추진과제 중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안이 없고, 회의에 참석조차 안하는 장관들의 의지를 엿볼 때 실망을 금치 못한다"며 "위원회는 중앙집권적 발상에서 벗어나 확실한 의지와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방자치발전위의 존폐여부까지도 재검토가 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호 /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