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심대평 위원장이 지방자치 본격 실시 20주년을 맞아 실시된 KLJC와의 특별인터뷰에서 지방자치 발전과 관련한 자신의 평소 철학과 비전을 말하고 있다.

‘지방일괄이양법’도 시급한 처리 절실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심대평 위원장은 28일 국회 지방자치발전특별위(이하 특위)의 활동시한이 오는 30일로 종료되는 것과 관련, 임기 연장의 필요성을 강한 톤으로 역설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회의론에 우려를 표하면서다.

심 위원장은 이날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회장 임정기)과의 특별인터뷰에서 "특위가 3번 임기를 연장해가면서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을 만들 때까지 서로 협력하고 정부에 의지를 전달하는 등 그런 과정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정 의장은 지난 23일 KLJC와 인터뷰에서 "(특위 연장이) 어려울 것 같다"며 "(특위의 논의 과제들은) 국회 안전행정위에서 하게 될 것이다. 특위가 입법권한이 없다. 논의는 하고 논의 결과를 안행위에 던져주면 안행위에서는 법을 만드는 시스템이라…. 정확히 여야가 어떻게 합의하는지 모르겠는데 내가 봐서는 연장해봐야 그 장단 아니겠나 싶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심 위원장은 "(특위가 없어질 경우) 앞으로 국회가 지방일괄이양법, 특히 사무에 한건 한건씩 상임위별로 하려고 하면 적어도 100개가 넘는 법률을 개정해야 되고, 상임위도 20개 상임위가 조금씩 조금씩 관련된다"며 "이번 640여개 되는 법률을 지방으로 내려 보내는 것은 과거 13년 동안 추진해왔던 것을 한꺼번에 일괄 처리하려고 한 것이지, 박근혜 정부가 새로 내려 보내고자 하는 2천여건에 지방이양 관련 사무를 처리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3년간 추진해오다 못했던 부분을 일괄해 (지방으로) 내려보내자고 한 것이고, 그게 되면 우리가 하고자하는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도 일괄이양을 할 수 있는 하나의 전환점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국회가 받아들이지 않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심 위원장은 "그러나 국회 각 상임위에서 처리할 수 있는 내용들, 특히 행정자치위에서 처리할 수 있는 내용들이 상당부분이기 때문에 특위가 구성되지 않더라도 오는 9월13일 출범하는 2기 위원회는 종합계획에 포함돼 있는 20개 정책과제에 법률 제·개정문제 등 이런 부분들을 각 상임위별로 처리해나가는 그런 추진을 해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경석 부위원장도 "(종합계획은) 입법과제가 대부분이기에 법을 제·개정하지 않으면 계획으로 끝나고 만다. 그래서 특위를 구성하도록 계속 요청을 했고, 법안 심사권 문제도 양당 정책위의장이 부의하기로 합의해 발표까지 한 과정을 거쳤다"며 "그런데 (특위) 임기가 끝나는 마당까지 부의되지 않은 것은 내부적인 몇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국회 각 상임위간 권한 침해 문제에 따른 충돌을 지적했다.

▲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권경석 부위원장.

권 부위원장은 특히 "1기는 종합계획 만들고 시행계획도 만들었다. (2기는) 지속적으로 노력해서 이를 관철해내야한다"며 이를 위한 정부의 노력, 국회의 적극성, 청와대의 관심을 강하게 촉구했다.

1기 위원회의 성과와 관련해서도 심 위원장은 "우리 위원들이 27명이다. 당연직 3명 빼고 24명은 각 단체 정당에서 추천한 사람들이다. 행정조직이 아니어서 (이해 관계로) 의사결정 과정이 매우 복잡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합계획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는 것은 이를 추진하고자하는 위원들의 의지가 결집된 결과로, 굉장히 큰 성과"라고 했다.

심 위원장은 지방자치 20년에 대한 성과를 묻자 "지난 20년간 조금씩 지역이 해야될 역할을 강화해왔고, 또 중앙정부도 미흡하나마 지방에 더 많은 권한과 재정을 배분해줘야한다는 인식들이 커져가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희망적"이라며 "(지역이) 만족하지는 못하지만 점진적인 발전과 희망 속에서 앞으로 20년을 맞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자체의 방만경영’을 특정 몇 곳의 지자체 얘기라고 일축한 심 위원장은 지방자치의 착근을 위한 방안으로 ▶지역스스로 해나가려고 하는 의지 ▶중앙정부의 인식 전환(중앙·지방정부는 상하관계가 아닌 협력적 상호관계) ▶지방자치 발전을 위한 국회의 강력하고도 신속한 법 제·개정 뒷받침을 꼽았다.

◆ 다음은 심대평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지방자치 전면실시 20주년에 대한 소회와 전반적인 평가는.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1991년 지방의회 의원선거가 부활된 지 24년째고, 1995년 민선 1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로 완전히 부활된 것은 20년째가 됐다.

그동안 지방자치 관련 제도적 정비와 함께 지역주민이 행정의 주체로 등장하고, 주민에 대한 행정 서비스도 많이 향상됐으며, 국가와 지방간의 관계도 수직적인 상하관계에서 수평적인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변해가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 부활이 충분한 준비 없이 우선 부활되다 보니 자치권과 자율성의 과도한 제한으로 나타나 자치단체 스스로의 자치역량 발휘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결과 중앙과 지자체의 권한과 책임이 불분명하고, 사무구분도 모호한 것이 많아 지방자치발전을 위한 새로운 토대 구축이 필요한 것이다.

지방자치발전을 위해서는 지방은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색깔있는 지역발전을 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중앙에만 의존하려는 의식을 바꾸고, 중앙은 조정과 지원역할을 하며 지방의 역량을 믿는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중앙과 지방이 상생적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이에 따른 법적인 뒷받침도 중요하다고 본다.

-역대 정부에서 추진한 지방자치발전 정책에 대해 평가해 달라. 또 박근혜 정부의 지방자치발전 정책의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역대 정부에서도 지방분권을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여 지방자치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 국가 사무의 지방이양 등 일부 성과가 있었으며, 지방분권 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돼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주민참여 기회 확대, 지방정부의 참여 확대 등의 계기가 마련됐다.

다만, 지금까지 각 정부에서 발표한 지방자치 관련 계획은 전부 계획에만 그쳤을 뿐 제대로 실천된 것이 거의 없었다는 한계가 있다.

박근혜 정부의 지방정책 철학과 체계는 거대담론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행복가치의 실현에 있다. 즉, 지방이 주도하고 중앙이 지원하는 패러다임 전환으로 새로운 지방자치발전의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방의 자율적인 발전과 창조적인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여 국가발전의 토대가 되고, 국가발전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으로 이어지는 상생과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서는 지방자치발전 20개 정책과제를 선정해 300회가 넘는 다양한 의견수렴과 연구, 회의를 거쳐 작년 12월 초에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의 의미와 추진상황은.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은 정부 최초로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에 대해 수립한 지방자치발전 마스터플랜으로서,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범정부적 실천의지를 담았다는 점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을 통해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종합계획의 핵심 추진 과제는 우선 과감한 지방분권강화를 위해 중앙권한의 지방이양이, 적어도 자치사무가 40%가 되도록 지방에 이양돼야한다는 것과 함께 재정분권도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지방행정체제 기능 통합도 중요한 과제로서,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연계·통합 노력, 주민자치회 도입과 자치경찰제 실현, 특별·광역시 자치구·군 개편을 통한 하나의 도시로서의 행정서비스를 실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별법에는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을 이행을 위해 매년 연도별 시행계획을 추진하게 돼 있는데, 지난 3월에 '2015년 지방자치발전 시행계획'을 확정하고, 이를 관련 부처에 통보해 현재 시행 중에 있다.

앞으로 11월에는 특별법에 따라 관련 부처의 이행상황을 점검·평가하고, 그 결과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에 보고한 다음, 내년도 시행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 KLJC 집행부와 특별인터뷰를 하고 있는 심대평 위원장과 권경석 부위원장.

-지금의 지방재정 악화 원인을 어떻게 보고, 위원회의 방안은 무엇인지.

▶민선 지방자치 부활 20년이 지났지만, 지자체의 재정이 어렵다는 것은 아직도 지자체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에는 많은 재정적 한계 또는 문제를 갖고 있다는 의미다.

첫째, 지자체의 주요재원인 지방세 비중이 국세에 비해 열악하다. 즉, 지방세 비중이 총 조세의 20% 수준인 반면 교육재정을 포함한 지방재정 지출은 약 60% 수준으로서 세입과 세출이 불일치한다. 또한 부족한 지방세 역시 재산과세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에 민감하고, 안정성ㆍ신장성이 미흡하다. ('지방세 : 재산과세 23조3천억원(42.8%), 소득ㆍ소비과세 21조5천억원(39.3%)')

둘째, 국고보조사업 증가에 따른 재정운용의 경직성을 들 수 있다. 국고보조사업은 그 용도를 지정하고, 관련 사업에 대한 재원 매칭을 의무화 하고 있어 지방재정의 자율성을 제약한다. 최근 국고보조사업 급증에 따라 자치단체의 자체사업 여력이 감소해 전반적인 지방재정 운용의 경직성이 심화되고 있다. ('자체사업 비중 : (2010년) 52.4% → (2014년) 47%, 보조사업 비중 : (2010년) 47.6% → (2014년) 53%')

셋째, 국민최저 생활 보장을 위한 사회복지 등 지출이 확대되고 있다. 지방예산 대비 사회복지 지출의 급속 증가로 재정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5년 지방예산은 평균 3.5% 증가(2010년 140조원 → 2014년 163조원), 사회복지비 10.7% 급증(2010년 26조5천억원 → 2014년 40조1천억원)') 여기에 사회복지비용 이외에 소방인력 충원, 소방장비 확충, 재난안전 대응 등 지방재정 수요는 계속 증가해 지방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넷째, 용인 경전철 같은 과잉투자 등 낭비성·선심성 투자에 따른 예산낭비로 인한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재정위기에 직면해 있다. 위원회는 이러한 지자체의 근원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지자체의 자주재원이 취약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한편 선심성 행정에 따른 방만한 재정운용을 방지하는 제도적 장치를 종합계획 및 시행계획에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지방소비세율 인상 등을 통한 지방세 비율 확대, 신세원 발굴 등 지방세제 개편, 국고보조사업 정비 및 포괄보조금 확대, 지방세 비과세·감면 수준을 국세 수준으로 축소('13년 23%→ '17년 15% 이하), 지방 상하수도 요금 적정화 등 지방 세외수입 확충 등 자주재원 확충에 역점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지자체 자구노력(경상경비 절감 등 세출구조조정), 재정위기관리 제도 개선, 지방공기업 재무건전성 강화 등도 포함된다.

-지자체장들은 최근 사회복지비 증가 등으로 지방재정이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사회복지지출의 급격한 팽창으로 인해 지자체 자체사업 재원이 급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근 5년 지방예산은 평균 3.5% 증가한 반면 사회복지비는 10.7% 급증했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복지 관련 보조사업(국고보조사업, 분권교부세사업)이 급격히 확대되고, 적정 보조율 이하의 국고지원이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위원회는 이러한 지방재정 부담의 주요 원인인 사회복지 사업을 재분배하고 보조율 정비를 위한 연구용역 등을 하고 있으며, 우선 지난 3월에 확정한 '2015년 지방자치발전 시행계획'에 지자체의 재정운영 자율성 제고와 지방재정부담 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국고보조사업 정비 및 포괄보조금 확대 방안을 제시하고 추진 중에 있다.

-재정부분 외에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면.

▶지방자치의 원칙은 '자치단체가 관할구역 내의 자기 사무를 자기 권한과 부담과 책임으로 처리하는 것'인데, 현행 제도의 문제점은 자치권과 자율성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방이 가져야 할 자율과 창의는 '얼마나 많은 권한을 갖느냐에 달려 있고, 권한은 얼마나 많은 사무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그동안 중앙정부는 '공동사무'와 '기관위임사무'라는 명목으로 결정은 중앙이 하고, 집행은 지자체가 하는 일종의 하부기관 역할을 지방에 맡겨 온 측면이 있다.

또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지역주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보호하는 치안분야에서 만큼은 지방자치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게 되면 지방자치의 실현과 주민요구에 부합하는 지역별 맞춤형 치안행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며, 지역주민들 스스로의 참여와 의사결정을 통한 치안행정을 전개함으로써 진정한 지방자치의 원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위원회에서 만든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바탕으로 충분한 시범실시 등을 통해 전면 실시 전에 제도의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계획이다.

-국회 지방자치발전특위의 활동시한이 이달 말로 종료돼 지방일괄이양법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위원회는 지난 13년(2000~2012년)간 지방이양 확정 후 법령 개정이 되지 않은 미이양 사무를 대상으로 일괄 법제화를 추진하기 위해 '지방일괄이양법'을 마련했다. 이는 중앙행정권한 및 사무 등의 지방일괄 이양을 위한 관계법률 정비와 지원에 관한 법률안(20개 부처, 109개 법률, 633개 사무)를 말한다. 총 3천101개 사무를 지방이양사무로 확정했으나 1천119개는 사무 미이양 상태다. 따라서 미이양 사무 중 법률개정이 필요한 사무(633개)를 지방일괄이양법에 반영해 일괄이양하려는 것이다.

또 지방일괄이양법의 입법화를 추진하기 위해 국회 지방발전특별위에 법률심사권 협조요청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특위에 법률심사권 부여가 지연되고 있고 특위의 활동기한이 올 6월 말로 임박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향후 국회에서 조속한 법률 심사가 이뤄 질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심대평 위원장과 KLJC 집행부가 특별인터뷰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군·구 통합 등 지방행정체제 개편이 상대적으로 더 후순위로 밀린 듯한데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위원회는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위해 50만 이상(특례시), 100만 이상(특정시) 등에 대한 대도시 특례제도 개선, 특별광역시 자치구·군의 지위 및 기능 개편을 통한 통일적인 도시 행정서비스 강화와 풀뿌리 민주주의와 근린자치 실현을 위한 읍면동 주민자치회 도입, 시·군·구 통합 및 통합지자체 특례 발굴, 도 지위 및 기능 재정립 등의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시·군·구 통합의 경우에는 과거와 달리 정부 주도의 강제통합 방식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자율적인 통합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의정부·양주·동두천, 구리·남양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통합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위원회가 현재 전국 31개 지역에서 시범 실시 중인 읍면동 주민자치회를 확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먼저 2013년 7월부터 전국 31개 읍면동에 시범실시 중인 주민자치회를 2015년 7월부터는 책임 읍면동 지역 17곳을 포함해 45개 이상 확대할 계획으로, 현재 행정자치부에서 이와 관련한 일련의 후속조치들을 추진하고 있다.

위원회가 검토하고 있는 주민자치회 모델은 협력형과 통합형임.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모델은 협력형인데 협력형과 통합형은 각각 읍면동 사무소와의 관계에 차이가 있다.

협력형은 읍면동사무소와 주민자치회가 대등한 관계를 갖도록 설계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주민자치위는 주민자치센터를 운영하는 읍면동장의 자문기구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읍면동 사무소와 주민자치회는 역할분담에 따라 주어진 사무를 처리하되, 특히 읍면동 행정기능 중 주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항에 대해서는 반드시 주민자치회와 협의해 처리하도록 기능을 부여했다(지역개발, 생활안전, 복지, 금전적 부담, 편의시설 운영 등에 관한 사항).

이 외에도 주민자치회와 읍면동장 간 정기 주례회의를 통하여 협의·위임·위탁사무 등에 대해 사전 협의하고 협의 결과를 문서화하며, 처리결과를 주민자치회-읍면동장 주례회의에서 보고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설계했다.

반면 통합형 모델에서는 읍면동사무소가 주민자치회의 사무기구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주민자치회장은 읍면동 소속 공무원의 업무·복무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며, 공무원들은 주민자치회가 의결한 사항에 대한 집행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사무기구의 장(현행 읍면동장)을 임용할 경우 주민자치회와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이와 같이 주민자치회 모델별로 읍면동 사무소와 주민자치회 간 관계 설정은 다르게 돼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자치회 위원들의 자치역량 강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주민자치회 위원들과 지방공무원들이 근린지역의 발전을 위해 서로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야 하고, 상호 존중과 배려 속에 역할분담을 명확히 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나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성숙한 지방자치발전을 위해 지역주민과 지방자치단체 등에게 당부할 말이 있다면.

▶성숙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발전의 주체라 할 수 있는 지역주민과 지자체, 중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선, 지역주민은 지역문제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역의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갖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지자체장은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여민행정(與民行政)의 자세로서 특색있는 지역발전을 추진하는 한편 중앙의존적 의식에서 벗어나 자주재원 확충 등 지방재정 건전성 강화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함평 나비축제, 일본 후타미 마을의 석양 콘서트, 미국 아스펜의 국제음악제 등)

이를 위해 중앙은 지역발전을 위해 조정과 지원역할을 하며, 지자체와 대등한 파트너로서의 상생발전을 꾀해야 한다. 한편으론 지방자치발전은 법제화가 중요한 만큼 국회의 적극적인 행태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국회 지방자치발전특위에 법안심사권을 부여하기로 여야 정책위의장 간의 합의가 있었던 만큼,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 실천의 추진동력을 결집해 나갈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의 선도적인 조치가 있기를 소망하고 기원한다.